(캠핑) 태안 둘레길 캠핑장
[캠핑] 폭우 속의 탈출, 태안 둘레길 캠핑장 (feat. 반려견 토리)
3월부터 시작된 집콕 생활. 밖으로 나가본 적이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사람 없는 조용한 곳"을 찾아 캠핑을 계획했다. 일부러 비 오는 날을 골라 예약했다. 폭우와 태풍 소식이 있었기에 사람이 적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다들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1. 태안 둘레길 캠핑장 도착 & 사이트 소개

이번에 예약한 곳은 태안 둘레길 캠핑장.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사이트를 찾다가 ‘애견10’ 사이트를 예약했다. 지도상으로는 A9 사이트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 왼쪽 위 건물이 지도에 나와 있는 대피소다. 사이트는 전체적으로 좁은 편이었지만, 다행히 다른 사이트들과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은 독립적인 구조였다. 코로나 시국에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안심이 되었다.
이 캠핑장은 산기슭을 깎아서 사이트를 계단식으로 만들어 놨는데, 지금도 계속 산을 깎아 확장을 하고 있는 듯했다.
2. 우중 캠핑 세팅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 오랜만에 텐트 위를 타프가 완전히 덮는 방식으로 설영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끄떡없도록 팩을 단단히 박았다.
3. 캠핑장 둘러보기 (해변 & 시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캠핑장 전용 해변이 2개나 있다는 것이다.
-
해변 1: 산책하거나 풍경을 즐기기 좋다.
-
해변 2: 낚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다.

캠핑장이 워낙 넓어서 산책 삼아 한 바퀴 도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
A, B, C 사이트: 평지라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 추천.
-
산기슭 사이트: 바다 전망(오션뷰)이 아주 좋다.
-
전망 7, 8 사이트: 새로 공사 중인 곳인데, 반려견 없이 온다면 뷰가 좋아 탐나는 자리였다.

우리와 비슷한 조합의 타프/텐트를 가져온 이웃 캠퍼 발견. (반갑네) 나무숲 사이사이에 사이트들이 정말 수두룩하게 들어차 있다. 사진 오른쪽이 바로 해변이라 위치는 참 좋다.

4. 2일 차, 쏟아지는 폭우

알고 왔지만, 비가 정말 억수같이 쏟아졌다. 다행히 짱짱하게 쳐둔 타프가 비바람을 잘 버텨주었다. 텐트 안에서 빗소리를 듣는 운치… 라고 하기엔 조금 무서웠던 밤.
우리 집 경비병 토리. 캠핑만 오면 텐트 근처에 누가 지나가나 감시하고 보초 서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잔다. 피곤해 보이지만, 그래도 짖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브루트 박스와 인디언 행어도 개시해 봤다.

결국 철수할 때까지 비가 그치지 않았다. 캠핑장에서 말리는 건 포기. 집에 와서 거실 한가득 텐트와 타프를 펼쳐놓고 제습기를 돌렸다. 이것이 우중 캠핑의 진정한 마무리…
솔직 리뷰
1. 태안 둘레길 캠핑장 총평
-
규모: 엄청나게 크다. 그만큼 사람도 정말 많다. (조용한 캠핑 실패)
-
사이트: 해변가 평지 사이트는 좁아 보인다. 반면 새로 만드는 위쪽 사이트들은 널찍하다.
-
편의시설: 화장실, 개수대 관리가 잘 되어 있다.
-
놀거리: 단독 해변 2개 보유(낚시 가능), 어린이 물놀이터 있음(사람 미어터짐).
2. ‘애견10’ 사이트 상세 리뷰
-
위치: 높고 구석진 곳이라 프라이빗하다. (개수대/화장실 가까움)
-
단점:
-
사이트가 좁다.
-
바닥에 파쇄석과 플라스틱 데크가 섞여 있는데, 플라스틱 데크는 미끄럽고 팩 박기도 애매해서 별로였다.
-
수평이 안 맞는다! (잠잘 때 자꾸 굴러가는 느낌)
-
-
장점: 그래도 눈치 안 보고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에 감사.
결론
비록 비와 사투를 벌였고 사람은 많았지만, 오랜만에 콧바람 쐬고 오니 답답함이 좀 풀렸다. 다시 방문한다면? 애견 동반이 가능하다면, 새로 만든 널찍한 위쪽 사이트로 예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