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논산에서 서천까지

논산 화지중앙시장: 글로벌 마켓?

차박을 하러 논산 탑정호로 출발했다. 목적지에 가기 전, 먹을거리를 좀 사려고 논산 화지중앙시장에 들렀다.

논산 화지중앙시장의 모습

도착하자마자 문화 충격을 먹었다. 한국인 반, 외국인 반… 심지어 한글 없이 베트남어로만 된 간판이 즐비하다. 이곳은 단순히 외국인이 많은 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까지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살아가는 터전 같았다. 한국이 아닌듯한 이국적인 풍경,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마켓이었다.

논산 화지시장 내 아시아큰마켓 소스류

논산 화지시장 내 아시아큰마켓 과자들

시장에 있는 아시아큰마켓이라고 불리는 매장에 들어갔는데, 동남아 여행하면서 봤던 소스, 과자,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다. 굳이 식료품 사러 해외여행 갈 필요가 없을 정도다.

느억맘 소스랑 태국 비누(그 할머니 얼굴 그려져 있는…), 그리고 베트남 여행 때 사 왔던 두리안 티포 과자를 집어 들었다. 3개 샀는데 13,600원. 음… 가격이 착하진 않다. 호기심으로 몇 개 사볼 만은 하다.

계획 실패의 연속, 그리고 서천행

원래 계획은 시장에서 전 종류를 사서 차박지에서 먹는 거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인지 다 문을 닫아서 못 샀다. 차선책으로 당초 예정했던 탑정호 주변 식당으로 향했으나… 여기도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았다. (하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탑정호 주변 차박지도 문제였다. 미리 검색하고 가긴 했는데, 저녁에 도착하니 너무 어두워서 지형 구분이 안 된다. 화장실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겠고.

안 되겠다 싶어서 급히 차박 장소를 다시 검색했다. 서천 마량포구가 좋다는 글을 보고 그곳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가는 길에 부여 롯데아울렛에 들려서 슈퍼차저 밥(충전) 좀 주고 이동했다.

마량포구의 공포(?)

서천 마량포구

마량포구는… 어두운 밤에 간 마량포구는 정말 을씨년스러웠다. 조명도 별로 없어 뭐가 있는지도 잘 보이지도 않고.

주변을 둘러보던 중, 내 차 뒤를 따라오던 쉐보레 스파크 한 대가 포구에 같이 주차했다. 그리고 차에서 건장한 외국인 4명이 내렸다. 깜놀… 순간 영화에서나 보던 부두의 불법 거래 현장인 줄 알았다. (나중에 보니 그냥 밤바다 구경 온 것 같았다. ㅋㅋㅋ)

아무튼 분위기상 도저히 차박할 장소는 아니라고 판단해서 다시 이동하기로 결정. 근처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춘장대 해수욕장 차박

춘장대 해수욕장

춘장대 해수욕장 주변 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다. 시즌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말 한산했고, 다행히 화장실도 깨끗했다.

춘장대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차박

주차장이 너무너무 널널해서, 그냥 푹 잤다.

에피소드 하나. 가습기를 챙겨 갔는데, 이놈의 가습기가 테슬라 고속 충전 포트(PD)에는 반응을 안 한다. 저전력이라 인식을 못 하는 건지… 결국 새벽 3시에 편의점 가서 보조배터리를 사 왔고, 거기에 연결했더니 그제야 가습기가 동작했다. 덕분에 입안이 바짝 마르는 건 면했다.

춘장대 해수욕장내 전망대

춘장대 해수욕장 뒤편 도로

아침에 일어나 춘장대 뒤편 도로를 보니, 묘하게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닥다닥 붙어있던 주택가 풍경 같다.

춘장대 차박하기 좋은 곳

아침 산책 겸 주변을 돌아보니, 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오른쪽 즈음에 해변과 아주 가까운 주차장이 하나 더 있다. 여긴 화장실도 가깝고 뷰도 좋아서, 한산할 때 차박하기 꽤 괜찮아 보인다. (다음엔 여기로?)

서천 치유의 숲 (반려견 동반)

차에서 토리에서 아침 주기

토리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근처 서천 치유의 숲으로 향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고 한다.

서천 치유의 숲 입구

치유의 숲 입구에 도착하니, 잘 정리된 배수로가 보인다. 저수지(호수)를 끼고 있는데, 물 빠지는 곳인 것 같다.

서천 치유의숲 저수지

저수지와 근처 숲까지 산책길을 아주 잘 조성해 놨다. 얼마 전 다녀왔던 공주 금학저수지 주변의 치유센터랑 구성이 거의 비슷하다. 요즘 지자체에서 이런 힐링 센터 사업을 따서 조성하는 게 트렌드인가?

어쨌든 덕분에 산책하기에는 참 잘 만들어졌다. 저수지를 바라보는 풍경도 시원하니 좋다.

마무리

예정에 없던 서천 여행을 끝으로 이번 주 차박 여행은 잘 마쳤다. 미세먼지 수치가 갑자기 높아져서 급히 돌아오긴 했지만, 나중에 시간 되면 서천 쪽 반려동물 가능 식당도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