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휴림펜션

[캠핑] 떨어지는 밤송이와 다람쥐, 경기도 휴림펜션의 가을

송지호 오토캠핑장의 여운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휴림펜션으로 향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펜션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캠핑 열기에 맞춰 별도 공간을 마련해 운영하는 곳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사설 캠핑장이라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1. 밤나무 숲 속의 넓은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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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느낀 점은 **“넓다”**였다. 1인당 할당된 사이트 공간이 상당히 넉넉하다. 우리 텐트와 애마 ‘클릭’을 주차하고, 타프까지 쳤는데도 옆 공간이 많이 남을 정도였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밤나무가 정말 많다는 것. 나무가 울창해서 타프를 치지 않아도 자연 그늘이 충분하다. 날씨도 좋아 대충 칠까 했지만, 곧 타프의 진정한 용도를 깨닫게 되었다. (햇빛 차단용이 아니었다…)

2. 가을 캠핑의 복병, 밤송이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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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타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유는 바로 머리 위에서 시도 때도 없이 떨어지는 밤송이 때문. 타프 없이 의자에 앉아 멍 때리다가는 병원에 실려 갈 수도 있다.

밤나무가 워낙 많아 바닥에도 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대부분 농약을 치지 않은 자연산이라 벌레 먹은 것이 많지만,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알차게 익어 벌어진 밤송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3. 다람쥐와 맑은 개울 (feat. 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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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많으니 당연히 다람쥐도 많다. 캠핑장에 사람이 꽤 있는데도 이미 적응했는지 신경도 안 쓴다. 눈 떠보면 텐트 옆에서 볼이 미어터져라 밤을 입에 넣고 있는 녀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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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바로 옆에는 얕은 개울이 흐른다. 비가 온 지 오래되어 수량은 적었지만 물은 깨끗했다. 다만, 물가라 그런지 날벌레가 상당히 많았다.

4. 쌀쌀한 가을밤과 불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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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숲속은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하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숯통(차콜 스타터)**을 개시했다. 장작용 화로대를 샀지만 정작 장작은 못 피우고, 남은 차콜 한 봉지를 털어 넣어 불을 지폈다. 쌀쌀한 날씨에 곁에 둔 불기운이 참 고맙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요약 및 총평

장점

  • 여유로움: 예약제라 자리 싸움 없이 느긋하게 도착 가능.

  • 넓은 사이트: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아 쾌적함.

  • 자연환경: 풍성한 밤나무 그늘과 귀여운 다람쥐.

  • 시설: 잘 정비된 세면대와 깨끗한 화장실.

단점

  • 벌레: 물가 근처라 날벌레가 많음.

  • 밤송이 테러: 가을철 타프 필수 (안전 주의).

  • 가격: 사설 캠핑장이라 가격대는 조금 있는 편.

소감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서울 근교에서 이 정도 숲 내음을 맡으며 편안히 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가을, 밤나무 아래서의 하룻밤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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