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금학생태공원 북경탕수육
김피탕의 원조를 찾아서, 공주행
공주에 ‘김피탕(김치피자탕수육)‘의 원조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출발했다. 주차할 곳을 찾다가 중동성당 주변에 주차장이 있어 그쪽으로 향했다. 단독주택들이 나란히 있는 시골길 느낌의 주차장에 차를 댔다.
식당으로 가는 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관련 표지석이 보인다. 충남역사박물관도 근처에 있고, 공주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은 느낌이다.

중동성당의 모습도 보였다. 붉은 벽돌과 아치형 입구가 독특하다. 저 높은 계단을 올라갈 생각 하니 벌써 힘들어서 멀리서 눈으로만 담았다.

북경탕수육: 운 좋게 막차 탑승
드디어 북경탕수육 도착. 김치피자탕수육(김피탕) ‘소(Small)‘짜를 포장 주문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대뜸 물으신다.
“몇 명이서 드실 거예요?” “2명이요.” “그럼 ‘미니’로 가져가세요.”
나는 속으로 ‘에이, 그냥 넉넉하게 소짜로 먹어야지’ 하고 소짜를 고집해서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이 끝나자마자 사장님이 주섬주섬 밖으로 나가시더니 ‘재료 소진’ 입간판을 내거신다.


알고 보니 내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나한테 미니를 팔고 남은 재료로 하나 더 파실 생각이었나? (웃음) 아무튼 운 좋게 김피탕 막차를 탔다.
천 원의 행복, 붕어빵
포장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는데, 빈 상가가 꽤 많았다. 그 와중에 옛날 아디다스 매장 자리였던 곳에서 붕어빵 냄새가 솔솔 풍겼다. 문을 열어놓고 굽고 계시길래 홀린 듯 들어갔는데 가격이 충격적이다.
붕어빵 3개, 단돈 1,000원.
요즘 물가에 보기 힘든 가격이다. 심지어 팥도 실하게 들어있다. 오늘 운수가 좋다.

숲속의 김피탕 파티 (Feat. 사장님 죄송합니다)
북경탕수육을 받아 들고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금학저수지 위쪽 휴양마을 주차장으로 향했다. 예전에 가봤을 때 주차장이 한적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다.
도착해 보니 ‘도롱뇽 생명터’라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포장을 뜯었다.

“와… 이게 뭐야?”
양이 어마어마하다. 뚜껑을 열자마자 압도당했다. 이건 절대 둘이서 다 못 먹을 양이다. 사장님이 괜히 ‘미니’ 사라고 하신 게 아니었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사장님…

11월 중순의 산등성이는 바람이 너무 차가웠다. 결국 밖에서 먹는 건 포기하고 차 안으로 피신했다. 이 집 김피탕은 돼지고기가 아니라 닭고기(치킨) 베이스다.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맛은 아주 훌륭했다. 김치와 치즈, 탕수육 소스의 조화가 좋았고 떡도 푸짐하게 들어있다. 양 대비 가격도 착해서 나중에 공주 올 일 있으면 또 포장해야겠다.
금학생태공원 산책
배를 채우고 소화도 시킬 겸 산책에 나섰다. 예전에는 금학저수지라고 불렀는데, 푯말을 보니 **‘금학생태공원’**으로 이름이 바뀐 모양이다. 예전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이다.

걷다 보니 처음 보는 큰 건물이 눈에 띄어 가봤더니 **‘공주환경성건강센터’**라고 한다. 환경성 질환 예방 관리 센터라는데, 정확히 뭘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주변으로 산책로가 아주 잘 조성되어 있었다. 숲 내음 맡으면서 힐링하고 알레르기 치료하라는 뜻인가 싶다.


금학생태공원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40분 정도 걸렸다. 너무 크지 않아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에 딱 적당한 코스였다.

마무리
세종 옆 동네 공주. 오늘 시내를 둘러보니 빈 상가가 많아서 조금 걱정스러웠다. 인구가 유출된다는 기사를 봤는데, 관광 쪽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좋은 곳들이 많은데 인구도 유지되고, 지방 소멸이라는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