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다리안 유원지

[캠핑] 짐 나르다 기절할 뻔… 그래도 물은 최고! 단양 다리안 유원지

1. 한 잔 하고 시작… (feat. 생고생)

Pasted_image_20251128161053

7월에 이어 8월, 또다시 단양을 찾았다. 이번 목적지는 다리안 유원지. 도착하자마자 시원하게 맥주부터 한 잔 들이켰다. 사실 이 한 잔이 이렇게 달콤했던 이유는 도착 직후 겪은 엄청난 시련 때문이었다.

※ 다리안 유원지 주의사항 (별 다섯 개)

  • 이곳은 오토캠핑장이 아니다. ‘유원지’다.

  • 입구에서 주차비를 내고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주차장과 캠핑 사이트(데크/노지)까지 거리가 300~500m나 된다.

  • 즉, 수레(웨건/카트)가 필수다.

나와 친구 부부는 이 사실을 몰랐다. 그 많은 캠핑 짐을 손으로 하나씩 들고 날랐다. 땡볕에 짐을 나르다 결국 탈진 직전까지 갔다. 보다 못한 주변 분들이 손수레를 빌려주셔서 간신히 남은 짐을 옮길 수 있었다.

(이날의 교훈으로 집에 오자마자 코스트코 카트를 질렀다.)

2. 새 장비와 사이트 구축

Pasted_image_20251128161110

우여곡절 끝에 사이트를 구축했다. 우리가 먼저 자리를 잡고, 친구네가 옆에 텐트를 쳤다. 두 텐트 사이에 타프를 쳐서 공용 거실을 만들었다.

  • 친구의 새 텐트: 올리브색 자칼 텐트. 설치도 쉽고 튼튼해 보여서 탐났다.

  • 나의 새 장비: 지난 캠핑의 교훈으로 장만한 키친 테이블 & 쿨러 스탠드. 감성적인 나무 테이블을 계속 쓰고 싶었지만, 승용차 트렁크 용량의 압박으로 부피가 작고 가벼운 알루미늄 테이블로 타협했다. 결과적으로 이동과 수납이 훨씬 편해졌다.

3. ‘인공미’가 주는 편안함

다리안 유원지는 자연 그대로의 날것이라기보다는, **철저하게 계획된 ‘인공미’**가 돋보이는 곳이다. 나무의 배치부터 물길의 흐름, 심지어 계곡의 돌 하나하나까지 사람에게 맞춰 재배치된 느낌이다.

보통 캠핑에서 ‘자연의 느낌’을 선호하지만, 이곳은 오히려 그 인공적인 정비 덕분에 ‘유원지답게’ 편안히 쉴 수 있었다. 아이들이 놀기에도 위험하지 않고, 길도 잘 닦여 있다.

4. 고생을 잊게 만드는 계곡

짐 나르느라 진을 뺐는데도, **“내년에 또 와야지”**라고 생각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계곡 때문이다.

  • 수질: 다리안 유원지가 최상류 지역이라, 위에서 떠내려오는 부유물이 전혀 없다. 물이 정말 차고 깨끗하다.

  • 수심: 얕은 곳이 많아 의자를 놓고 발 담그고 쉬기 딱 좋다.

  • 생태: 물속에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게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사람이 놀기 좋게 여기저기 작은 보와 폭포를 만들어 놔서 물놀이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8월 중순이라 그런지 잠자리가 정말 많았다. 가만히 나무를 들고 있으면 잠자리가 와서 앉을 정도. 아이들은 물놀이하다가 잠자리도 잡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Pasted_image_20251128161124

5. 방수팩의 추억

요즘은 액션캠이나 방수폰이 흔하지만, 이때는 ‘방수 디카’ 혹은 ‘방수팩’이 필수템이었다. 저렴한 방수팩 하나 사서 물속 풍경을 찍으며 신나게 놀았다.

Pasted_image_20251128161139

Pasted_image_20251128161151

결론

주차장에서 짐 나르는 ‘극기 훈련’만 각오한다면(혹은 좋은 카트가 있다면), 다리안 유원지는 최고의 여름 피서지다. 잘 정비된 편의시설, 그늘진 숲, 그리고 무엇보다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갑고 깨끗한 계곡물.

내년 여름, 카트를 챙겨서 다시 이곳에 오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