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충주 밤별 캠핑장
미세먼지 뚫고 급출발! 충주 밤별 캠핑장 (feat. 토리와 첫 캠핑)
1. 미세먼지와의 눈치 게임
일시: 2016년 5월 7일 ~ 8일 (1박 2일) 장소: 충주 밤별 캠핑장
올해 첫 캠핑이다. 사실 4월 중순에 가려고 했으나, 미세먼지 수치가 최악이라 눈물을 머금고 연기했던 터였다. 하필 날짜를 잡은 게 어버이날 시즌. 하지만 “이번엔 기필코 가겠다"는 일념으로 5월 5일 어린이날에 본가와 처가 인사를 미리 드리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그런데 당일,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캠핑을 따라오겠다며 처제네 부부가 집까지 왔는데, 야속하게도 기록적인 미세먼지 수치가 떴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캠핑을 포기, 처제네를 돌려보냈다.
그런데… 오후 3~4시가 되니 거짓말처럼 미세먼지 수치가 확 낮아지는 게 아닌가?
“갈까? 말까?”
짧은 고민 끝에 가볍게 장비를 챙겨 1시간 만에 급하게 출발했다. 처제에게는 미안하다는 연락을 남겼지만… 왠지 배신을 때린 것 같아 마음이 영 찜찜하다. (처제 미안…)
2. 미니멀리즘을 향하여
오후 6시에 도착해서 후딱 텐트만 쳤다. 밤늦게 구축한 우리 사이트. 예전의 바리바리 싸 들고 다니던 모습과 달리, 차근차근 미니멀로 장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나이가 드니 무거운 짐 옮기는 게 힘들다. 가볍게 가서 가볍게 쉬다 오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육체 건강에도 이로운 것 같다.

3. 토리의 캠핑 데뷔전 (민폐 등극)
이번 캠핑은 우리 집 반려견 **‘토리’**와 함께하는 첫 캠핑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는 법. 텐트 옆에 낯선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짖어대서 아주 민폐가 따로 없었다. (죄송합니다 주변 캠퍼님들…)

4. 깡패 고양이의 습격
캠핑장에 정체불명의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캠핑장에서 키우는 건지, 그냥 사는 길냥이인지는 모르겠다.
이 녀석, 보통이 아니다. 와이프한테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애교를 부리나 싶더니, 갑자기 “하악~!” 거리며 성질을 부리고는 토리 밥까지 뺏어 먹었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집에 있는 우리 고양이 ‘세리’가 얼마나 얌전한 양반인지 새삼 깨달았다.

5. 총평
미세먼지 때문에 눈치 보다가 급하게 떠나고 급하게 철수했지만, 역시 콧바람 쐬러 나오니 좋다. 이번 캠핑의 교훈 두 가지.
-
미니멀 캠핑이 답이다. 앞으로도 사이트 구축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야겠다. 너무 편하다.
-
토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음 캠핑은 토리가 짖어도 눈치 덜 보이는 반려견 가능한 독채 사이트로 이미 예약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