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단양 천동계곡

[첫 캠핑] 우여곡절 끝에 단양! 콜맨 웨더마스터 개시와 빗속의 추억

1. 지름신 강림과 화끈한 결제

본격적인 캠핑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압구정 콜맨 매장을 찾았다. 눈여겨보던 콜맨 웨더마스터 텐트와 타프, 그리고 기타 장비들까지… 담다 보니 씀씀이가 생각보다 커져서 나 자신에게 놀랐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거금을 흔쾌히 결제해 주신 와이프님. (충성!)

2. 출발부터 삐그덕… 이것이 액땜?

대망의 캠핑 당일 아침.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늦잠을 자버렸다.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 차를 몰고 나왔는데, 사단이 났다.

양재 하나로클럽 앞, 유턴 점선을 5~10m 앞두고 중앙선을 살짝 침범해 유턴을 시도했다. 아뿔싸, 경찰이 부른다. 갓길에 차를 세우는데… “쿵!” 뒤에서 누가 내 차를 박았다. 나와 똑같이 중앙선 침범 유턴을 하려던 뒷차였다.

  • 가해자: 휴가 나온 운전병 (군인)

  • 상황: 경찰관님이 보시더니 보험사 부를 필요도 없이 뒷차(운전병) 과실 100% 판결(?)을 내려주심.

  • 결결: 군인이고 하니… 그냥 가라고 했다. (딱지는 끊김 ㅠㅠ)

내 생애 첫 딱지이자 접촉 사고. 늦잠 자서 급하게 가려다 벌어진 일이다. “그래, 놀러 갈 땐 급하게 가면 안 된다"는 교훈과 함께 거대한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며 다시 단양으로 향했다.

3. 비 오는 단양, 난민촌을 피해 숨어든 곳

가는 도중 빗방울이 떨어진다. 작년 고성 송지호의 악몽(폭우)이 떠올랐다. 장비 사고 첫 캠핑인데 또 우중 캠핑이라니…

원래 목적지였던 단양 소선암 오토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난민촌이다. 첫 장비 개시라 텐트 치는 법도 서툰데, 좁은 틈바구니에서 칠 자신이 없었다. 과감히 포기하고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소선암에서 20km를 더 달려 도착한 곳은 다리안 유원지 근처의 이름 없는 사설 캠핑장.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화장실과 개수대만 덩그러니 있었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비는 주룩주륵 내리고 있었다.

4. 초보 캠퍼의 처절한 설영 (feat. 팩망치질)

매뉴얼을 미리 읽어봤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 됐다. 텐트는 그럭저럭 쳤는데, 문제는 타프였다.

※ 교훈: 텐트에 들어있는 기본 플라스틱 팩은 비 오고 무른 땅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다! 힘을 못 받는다.

결국 나무에 스트링을 묶고, 주변 돌을 날라다가 간신히 폴대를 세웠다. 텐트와 타프 치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옆에서 돌을 같이 날라주셨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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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본격 장비 리뷰 & 먹방

우여곡절 끝에 세팅을 마치고 타프 아래 앉으니 그제야 캠핑의 맛이 느껴진다.

1) 테이블 & 키친

  • 우드 테이블: 튼튼하고 쓰임새가 많다. 단점은 부피가 커서 차에 싣기가 힘들다는 것.
  • 주방용품: 첫 캠핑이라 집에서 쓰던 테팔 매직핸즈를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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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버너 & 식기건조대

  • 콜맨 가스버너: 화력은 좋은데 바닥에 놓고 쓰니 허리가 아프다. 받침대가 필요해 보인다.
  • 식기건조대 (강추): 매장 직원이 적극 추천해서 샀는데, 원터치로 접혀서 수납(CD 케이스 크기)도 좋고 진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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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전침대 & 체어

  • 야전침대: 에어매트와 고민하다 질렀는데 신의 한 수. 꿀잠 잤다.
  • 릴렉스 체어: 이거 안 샀으면 큰일 날 뻔했다. 쉴 때 최고다. 다만 테이블 높이와 안 맞아서 테이블을 낮춰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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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랜턴 (노스스타) 밤이 되니 칠흑같이 어두웠다. 랜턴 없었으면 피 묻은 고기를 먹었을지도 모른다. 노스스타 랜턴의 밝기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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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커플도 합류했다. 친구가 가져온 화로대에 고기와 스팸을 굽고, 소주 대신 와인을 땄다. 와이프가 챙겨온 아이팟과 스피커로 BGM까지 까니 분위기가 제대로다. 새벽 2시까지 수다를 떨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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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맑게 갠 다음 날 아침

아침 8시,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어제 내린 비가 거짓말처럼 날씨가 화창했다. 캠핑장 바로 옆에 흐르는 계곡(알고 보니 다리안 계곡)은 물이 정말 맑았고 물고기도 많았다.

낮에 제정신으로 보니 우리 텐트가 참 예쁘다. 친구 텐트는 옛날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캠핑을 마치고 친구도 바로 새 텐트를 질렀다. (캠핑 뽐뿌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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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결론: 웨더마스터, 후회 없는 선택

콜맨 웨더마스터 터프 돔 텐트. 기능, 가격 다 떠나서 “이뻐서” 샀다. (와이프님의 선택) 반신반의하며 샀는데 우리 부부에게 딱 맞는 사이즈에 성능도 훌륭했다. 타프와 색감 매치도 잘 되고, 결과적으로 대만족이다.

첫 캠핑의 액땜과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앞으로는 더 즐거운 캠핑 라이프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