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다원화 검사

병원에서의 낯선 하룻밤, 수면다원검사

요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함이 가시질 않아서, 큰맘 먹고 수면다원검사를 받으러 왔다. 단순히 “잠만 자면 되는 검사"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병원에 도착해서 준비를 시작하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사이보그가 된 기분

검사 기사님이 들어오셔서 내 몸 여기저기에 센서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 사이사이 두피, 얼굴, 코, 가슴, 다리, 손가락까지… 끈적한 젤을 바르고 전선을 하나하나 연결하는데, 거울을 보니 마치 실험실의 사이보그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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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때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선들이 따라온다. 화장실 가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이 상태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평소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낯선 천장과 몸을 휘감은 전선들 때문에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빨리 자야 집에 간다

검사 안내사항을 보니, 일정 시간 이상 수면 데이터가 기록되어야 검사가 유효하다고 한다. 즉, 못 자면 검사를 망친다는 압박감까지 든다.

지금 시각은 오후. 병원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검사가 잘 끝나서 내 수면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졌으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의 솔직한 심정은 딱 하나다.

“빨리 잠들고, 빨리 아침이 와서 집에 가고 싶당.”

내 집 내 침대가 벌써 그립다. 오늘 밤, 무사히 꿀잠(혹은 검사용 잠)을 잘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