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꾸다

갤럭시 S25+를 떠나보내며

솔직히 말하면 갤럭시 S25+는 정말 명기였다. 성능, 디자인, 편의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서 너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큰 결심을 하고 아이폰 17로 기변했다.

멀쩡한 폰을 두고 굳이 운영체제까지 바꿔가며 넘어간 이유는 딱 두 가지였다.

1. 결정적 이유: 회사 PC에서 카톡이 안 된다 (90%)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보안 정책 때문이다. 업무용 PC에서 카카오톡을 비롯한 대부분의 메신저가 실행되지 않는다. (보안 때문이라니 할 말은 없지만…)

그러다 보니 업무 중에 톡이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휴대폰을 집어 들고, 잠금을 풀고, 작은 화면을 터치해서 답장을 보내야 했다. 워치를 차고 있어도 내용을 확인만 할 뿐 답장은 불편하고, 바쁠 땐 놓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야 “딴짓 안 하고 업무 효율 올라가겠네” 할 수도 있겠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흐름이 끊기는 게 더 큰 비효율이었다.

2. 맥북과의 미러링: 잃어버린 퍼즐 조각

나는 업무와 개인 용도로 맥북을 사용한다. 그런데 갤럭시를 쓸 때는 맥북과 폰이 따로 노는 느낌, 뭔가 비어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맥북 아이폰 미러링’ 영상을 봤는데, 이거다 싶었다. 맥북 화면에 아이폰 화면을 그대로 띄우고 키보드와 마우스로 제어하는 기능.

  • 블루투스 & 와이파이: 두 기기가 같은 네트워크 근처에만 있으면(아마도 Wi-Fi 다이렉트 방식인 듯) 별도 선 연결 없이 바로 붙는다.

“이거면 회사에서도 맥북으로 카톡을 할 수 있겠는데?”

이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아이폰 17로 바꿨다. 결과는 대만족. 폰을 책상에 툭 던져두고 맥북으로 카톡을 하니 세상 편하다. 기변 이유의 90%는 이 기능 하나 때문이다.

두 번째 애플 도전기: 이번엔 다르다

사실 2년 전, 아이폰 16 프로가 나왔을 때도 “나도 애플 생태계 한번 들어가 보자!” 하고 폰, 워치, 이어폰을 싹 다 바꾼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는 윈도우 노트북을 쓰고 있었고, 아이폰의 폐쇄성에 적응하지 못해 2주 만에 전부 당근해버린 뼈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맥북이라는 강력한 연결 고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 미러링: 앞서 말한 카톡 해결사.

  • 연동성: 노트, 연락처, 캘린더, 사진 등이 물 흐르듯 동기화된다.

은근히 편하다. 2년 전과 달리 ‘불편함’보다 ‘편리함’이 더 크게 다가오니, 모르는 기능이 있으면 찾아보고 적응하려고 노력하게 되더라.

총평: 손은 갤럭시, 머리는 아이폰

여전히 그립감이나 UI의 직관성은 갤럭시가 내 손에 더 잘 맞는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시장 환경도 많이 변해서 애플페이도 잘 되고, 이제는 티머니 교통카드까지 지원되니 실생활의 불편함은 거의 사라졌다. (두 폰이 서로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나는 앞으로도 맥북을 쓰는 한 아이폰을 계속 사용할 것 같다. 이 늪에서 빠져나갈 유일한 변수는, 윈도우 진영에서 애플 실리콘을 압살하는 엄청난 성능과 전성비의 ARM 윈도우 노트북이 나오는 경우뿐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