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광의통화지수
환율은 왜 계속 오르는가?
최근 환율이 심상치 않게 요동치고 있다. 뉴스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현재의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을 이끄는 주된 원인으로 대개 다음 4가지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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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약 117조 원):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사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꿨기 때문이라는 주장. (하지만 그들이 받아오는 배당금도 무시 못 할 텐데, 왜 한국은행은 유독 개인 투자자 탓을 하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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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달러 보유 (약 150조 원): 수출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쥐고 있다는 것. (사실 이건 과거에도 늘 있었던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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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약 450조 원): 연기금의 해외 자산 배분 비중 확대.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수익률 방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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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유동성 공급 (돈 풀기): 시중에 원화가 너무 많이 풀렸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네 번째, 정부의 돈 풀기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한국은행 광의통화(M2) 그래프가 말해주는 진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우리나라의 광의통화(M2) 지수를 찾아보았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뿐만 아니라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 현금화가 쉬운 금융 상품을 포함한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 데이터 출처: 한국은행 Snapshot
1. 최근 5년 추이: 멈추지 않는 상승

2021년, 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 수습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돈을 풀었던 시기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긴축으로 돌아선 것과 달리, 한국의 통화량 그래프는 꺾이지 않고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2. 최근 10년 추이: 10년 만에 2배

시계열을 10년으로 늘려보면 상승세가 더 명확하다.
2015년의 통화량을 100으로 기준 잡았을 때, 2025년 현재 지수는 거의 200에 육박한다. 즉, 지난 10년 사이 시중에 풀린 원화의 양이 2배로 늘어났다는 뜻이다. 물건(달러)은 그대로인데 돈(원화)이 2배가 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다.
3. 장기 추이: 지수함수의 공포

과거 데이터까지 모두 포함한 장기 그래프를 보면 이건 마치 수학 교과서에서 보던 지수함수 그래프다.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통화량이 팽창하고 있다.
결론: 답은 해외투자다
그래프를 보고 나니 머리가 띵하다.
서학개미 탓, 기업 탓을 할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시중에 원화가 이렇게 계속 풀리고 있는데 원화 가치가 보존되길 바라는 건 욕심일지도 모른다.
이 상태로 돈 풀기가 계속된다면 원화의 구매력 하락은 막을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내 자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원화 탈출’, 즉 해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