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타나토노트

< 타나토노트 >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자: 이세옥
출판사: 열린책들

요약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생각

90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책 속의 내용이 실제 사실인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었던 책. 사실 난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이 “여행의 책” 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100여 페이지 정도에 타나토노트라는 단어가 나타난다. 타나토와 노트 어쩌고 하는 단어가 합성된 단어인데 궁금하면 찾아보면 될 듯..

인간이 영계를 찾아 떠나는 모험. 그리고 그것을 주도하는 라울과 미카엘, 로즈, 아망딘 많은 등장 인물들이 나오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주제를 가지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라울의 아버지가 작성했던 “죽음에 관한 한 연구” 에 짤막하게 소개되는 우리 지구촌 죽음과 영계에 관련된 신화들은 꽤 신빙성 있어보인다. 사실이겠지..

영계를 넘어 모흐1 이라 불리는 장벽을 넘어 모흐2, 모흐3, 그리고 모흐7까지 넘어가는 과정에서 각각의 공간이 인간이 가장 원하고 두려워하는 절대지, 절대미, 자신과의 싸움등의 소재는 매우 신비로웠다. 정말로 인간이 영계를 갈 수 있다면 한번쯤 있음직하리라고 생각되는 것들이었다.

사실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지하철에서 출퇴근 한시간씩 읽었는데 보통은 그냥 훑어지나가는데 이 책만큼은 글자하나 빠뜨리지 않고, 죄다 읽은것 같다. 그러다가, 제 7천계에 대한 내용이 나오면서 책에 대한 신비감이랄까 존경심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느낌을 받게 됐다. 7천계에는 천사들이 살고 있다는 설정. 천사들과 대화를 나눠서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 뭔가 억지스러움이 배어나오는 내용들을 보면서 눈쌀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나를 항상 궁금하게 하는 건.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경찰기록이라는 부분이다. 경찰은 상급기관에게 계속 조언한다. 영계탐사 주도자들을 그대로 나두면 안된다, 그만하도록 해야한다. 그에 대한 상급기관의 답변은 책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컨트롤내에 있다는 얘기들. 경찰은 누구고, 상급기관은 누굴까? 하하.. 책 마지막부분을 읽고 약간의 반전의 묘미를 느꼈다. 아마 책을 다 쓰고나서 중간중간에 껴넣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깨달은자가 되어 있던 라울과 미카엘 팽숑 박사는 천계의 비밀을 세상에 퍼트렸다는 죄명을 쓰게 된다. 그 비밀이란 3명의 대천사가 영혼을 점수 매겨 다음생으로 환생시킨다는 내용이다. 이생에서 악한일을 많이 하면 동물이나 식물로 되돌아간다는 내용때문에 지구촌 사람들은 저마다 선을 행하려고 노력하고, 뭔가 스펙타클하고 스릴있는 세상이 되기보단 매우 루즈~ 한 세상이 되어버린다. 천계의 비밀을 퍼트린 미카엘 팽숑 박사에게 대천사들은 죄를 내리고, 세상사람들은 영계 탐사에 대한 기억을 잃게 된다.

아!! 뭐가 이래… 끝이 왜 이래..!!

미디어 서평

YES24 리뷰 | 김정아 (showoman@yes24.com)

죽음, 사후 세계… 소설의 주제로서는 평범한 주제임과 동시에 어설픈 상상력을 발휘했다가는 어느 누구의 관심도 끌 수 없는 주제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가볍게, 그러나 경박하지 않고 재미있게 다루는 능력을 가진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타나토노트” 라는 소설로 또 한 번 범인(凡人)들의 고갈된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영계 탐험이라는 새로운 세상에의 도전. 지금까지의 개척과는 다른,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세계를 탐험하려는 시도. 지극히 부족한 현실성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영계 탐험의 가능성에 대해 조금은 기대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내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대의 신화와 종교 경전의 인용, 그리고 역사교과서의 내용이 독자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일 만큼 섬세하고 치밀하게 구성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계 탐험의 과정과 자세하게 묘사된 영계 지도는 사후 세계에 대한 신비감보다는 호기심을 부추기기에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을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설 속의 인물들도 탐험을 멈추지 못하지 않았을까…)

인간의 끝없는 호기심과 이기심. 이러한 인간 본연의 특성이 이 소설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그에 대해 삿대질을 하기 보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또한 그런 특성을 가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위험하고 불경스러운(?) 탐험이 보편화되고, 현생의 삶이 무의미해지는 지경에 이르러도 인간들은 절제의 미덕을 실천하지 못하기에 결국은 외부의 힘에 의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베르나르의 상상력은 일단 끝을 맺는다.

결국 죽음 이후의 세계를 감히 인간이 범접해서는 안 되는 성스러운 영역으로 남겨두는 이 소설의 결말이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종교들이 유일하게 한 목소리를 내는 죽음에 대한 경외심을 순순히 인정하기에 약간은 허무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편 격인 ”천사들의 제국”에서 이러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고, 더불어 환생에 대한 호기심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글의 매력이라면, 책을 읽는 순간에 그의 상상력에 완전히 매료되어 작가가 던진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들이 일상 생활에서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도 그의 손을 거치게 되면 설득력을 지니는 것을 보면, 그의 작가적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어떤 평론가나 독자들은 그의 소설이 조금씩 상상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하지만, 그의 상상력이 바닥을 보인들 범인(凡人)들의 상상력을 뛰어넘지 못하겠는가? 작가에 대한 이러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그의 새로운 소설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인간의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죽음. 종교마다 다른 모습으로 설명하는 사후 세계. 끊임없이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권리. 어느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고, 앞으로도 영계 탐사가 가능하기 전까지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다. 영계 탐사가 현실적으로 실현될 때까지 기다리기 지루하다면, 이 소설을 통해 미리 한 번 타나토노트가 되어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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